1. 영화 ‘박카스 할머니’를 소재로 한 ‘죽여주는 여자’ 2016년
2016년 개봉되었던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아마 영화의 제목보다 ‘박카스 할머니’라는 소재가 더 충격적이고, 그 내용은 과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탑골 공원에 대해 알아보면서 역사와 현재, 오해했던 부분들을 생각하다가 문득 이 영화가 떠올랐고 다시 한번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신문 사회면 기사를 통해 ‘박카스 할머니’에 대해 알게 되면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영화가 시사하는 바는 소외 계층, 노인들의 삶의 일부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과거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었다면 지금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 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 노년의 가난함, 노인의 성문제 등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 ‘박카스 할머니’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시대의 소외계층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소외되었다는 계층이 모두 나오며, 도시 한복판에 있지만 가장 소외된 공간인 탑골 공원 주변, 탑골공원을 이용하는 노인들, 트랜스젠더, 장애인, 이민자 여성 등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종로에서 노인을 상대로 매춘을 하는 박카스 할머니 ‘소영(윤여정)’, 다세대주택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소영의 이웃은 트렌스젠더 ‘티나’와 장애인 ‘도훈(윤계상)’입니다.
어느 날, 매춘으로 임질에 걸려 병원에 간 소영은 병원 원장이 필리핀 아내와 다투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소영은 그들의 코피노 아이 민호를 방치할 수 없어 무작정 집으로 데려옵니다.
소영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두 사람은 식구가 됩니다. 소영은 다시 매춘 일을 다시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소영’에게 예상치 못한 부탁을 해옵니다. 박카스 할머니 ‘소영’의 이야기는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소영’은 노인들을 상대로 매춘을 하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아줌마)’입니다. 그녀가 사는 다세대주택의 집주인이자 이웃인 ‘티나’는 성소수자이고 옆집 총각‘도훈’은 의족을 차는 장애인입니다. 소영이 데려온 아이 ‘민호’는 아빠에게 버려진 코피노입니다. 그들은 다세대주택에 모여 삽니다. 그리고 관계하고 소통합니다.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이웃으로 어려울 때 부탁하고 힘들 때
위로하며 지냅니다. 영화의 메인 플롯은 주인공 ‘소영’의 서사이지만 소외 계층의 단면을 서브플롯을 통해 어색하지 않게 제시합니다. ‘소영’의 본명은 양미숙으로 가명을 씁니다. 소영이 젊은 시절 같은 술집에서 일했던 지인을 마주치고 당황하거나 혼혈미군을 보고 슬픔에 잠기는 장면만 봐도 그녀의 기구한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영의 주 활동 장소는 종로의 탑골 공원과 그 주변입니다.
그녀가 만나는 노인들도 탑골공원에서 비슷한 처지에, 소영을 기다리거나 만나서 성매매를 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지도 못하는 코피노 아이 민호를 데려다가 양육합니다. 과거 자신의 고객이었던 노인들을 만나 죽여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합니다. 영화는 내내 모두의 사정이 있고 서글픕니다. 이 영화를 통해 노인문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로 기사화 됐던 박카스 할머니에 대해, 치매와 병듦, 독거노인의 외로운 삶에 지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노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소영의 성매매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영은 죽고 싶어 하는 노인들을 죽음을 도와주며 노인들의 죽음을 책임까지 소영이 져야 하는 것을 보면서 뭔가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소영은 결국 경찰에게 꽃뱀으로 죽음을 노린 것으로 기사에 나면서 연행되지만 소영은 이것 또한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소영은 죽여달라는 노인들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큰 죄책감을 느꼈고 힘들어했습니다. 오히려 감옥에 가서 본인에게 부탁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영은 처녀시절 흑인군인 사이에서 양공주로 일하면서 아이를 임신했지만 책임지지 못해 입양을 보냈습니다. 이를 소영은 영화 전반에 걸쳐 후회하기도 하고 마음에 큰 죄책감으로 살아갑니다.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컸는데 주변의 이웃을 돕고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면서 편견에 싸여 있던 내 생각 속에 영화에서 나오는 성매매 여성의 모습을 한 소영의 모습은 그저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여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안에서 단순히 노인 문제라고 여겨지는 성매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진짜 노인의 문제인 죽음과 현대 시대를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이렇게 급변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적응할 수도 없는 곳이자 노인들이 가야 할 곳이 서울 시내 춥고 더운 탑골 공원이라는 것이 노인의 시대를 이해할 수 없고 편견으로 가득 찼던 시각을 벗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영화를 통해서 '윤여정'
수상: 2017년에는 26회 부일영화상(여우 주연상)/ 2016년에는 10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심사위원상). 20회 판타지아 영화제(슈발 누아 경쟁 - 각본상, 슈발누아경쟁 - 여우주연상)
사회에서 외면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탑골공원이라는 장소를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윤여정 주연, 2016년 개봉 독립영화 죽여주는 여자입니다. 제6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초청작이었습니다. 내용은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여 먹고사는 박카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 죽여주는 여자에서 '죽여주는'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첫째는 잘해주는 의미의 '죽여주는'이고, 둘째는 말 그대로 사람의 목숨을 끊어 준다는 의미의 '죽여주는'입니다.
영화에서는 소외된 자들에 대해서 나오기 때문에 주제 자체가 묵직합니다. 노인, 여성, 빈민 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그래도 가볍고 위트 있게 시작했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결말은 아주 쓸쓸합니다. 윤여정 배우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밥도 못 먹을 정도로 우울했다고 합니다.
영화가 촬영된 곳은 탑골 공원, 장충단 공원, 이태원, 소영의 집입니다. 이 장소들은 다 소외된 사람들이 사는 곳이면서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서로 배려하며 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소영의 집에는 트랜스젠더, 장애 청년이 같이 사는데 소영은 거기에 엄마 없는 아이까지 데리고 옵니다.
3. 끝으로
공원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공원에 현재 존재하고 있는 노인들이 지나온 시대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나를 대비해 본다면 과연 그런 시대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노인들의 시대를 텍스트로만 보고 단순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노인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봐야겠다는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 너무나 빠르게 변해버린 이 시대가 그들에게
너무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더욱더 노인들의 삶, 소외 계층에 대해 간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전쟁으로 친구, 가족, 이웃, 동포를 잃었고 어른이 되어서 삶은 매우 고달팠습니다. 현실 속에서 설 자리를 하나 둘 잃어가고 마침내 사회로부터 버려져 고되고 힘든 일,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외면하는 노인들의 삶 속에서 삶을 마치고 싶은 노인들의 마음들이 느껴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구성원들이 얼마나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배려해주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노인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를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 들어 탑골공원의 노인지대화는 가속화됐습니다.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명예퇴직자들까지 가세했습니다. 근처 종묘공원이 더 판이 큰 노인 왕국이었지만 종묘가 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걸 계기로 풍선효과처럼 노인들이 탑골공원으로 더욱 몰려들며 지금의 ‘노인 공원’ 이미지가 정말 구축됐습니다.
앞서 조사한 내용과 같이 서울시는 2000년 탑골공원을 독립운동 성역으로 세우고자 1년간 정비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노인들을 위해 무료 급식을 좇아, 파격적 이리만치 저렴한 인근 식당과 이발소를 찾아, 외로움을 삭여줄 말동무를 찾아 탑골공원으로 출근하는 남자 어르신들의 세상이 됐습니다. 그들보다 경제력으로 더 무력한 ‘박카스 할머니’가 슬그머니 나타나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해 드릴게”라고 박카스를 내미는 서울 안의 독특한 섬이 됐습니다. 영화에서 이런 부분이 재현되고 너무 보기 힘들 정도로 적나라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진짜 이런다고?”라고 하면서 너무 충격적인 장면들을 보며 두려웠습니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탑골공원, 종로 3가, 종묘공원은 ‘박카스 아줌마 400명 활동, 주름진 성, 은밀한 거래’ ‘정신지체
박카스 아줌마, 남편은 알고도….’ ‘홍보관·약장수·사기꾼 그래도 자식보다 살가워 알고도 속는 거지’ ‘여성 가난과 노인 성욕의 일그러진 결합’ ‘파고다 출근자들이 꼽은 낙원동 맛집’…. 이처럼 언론이 주목하는 우리 사회 노인 문제 현주소가 됐습니다.
사실 탑골공원에 모여드는 노인들, 종로 3가의 노인들 등의 그 공간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빈곤 노인, 독거노인, 질병과 장애 노인의 모든 문제들을 다루며 이들이 현재 직면한 현실에 어떻게 반응하고 간신히 살고, 죽어가고 있는지 많은 숙제와 노인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4. 참고문헌
김영민 외. (2010). 공원을 읽다: 도시공원을 바라보는 열두 가지 시선들. 나무도시
박승진. (2003). “탑골공원의 문화적 해석”. 한국조경학회지. 30(6)
이강원. (2004). 담을 두른 공원: 탑골공원을 통해 본 도시 공공공간의 의미. 서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사이트. 한국관광공사. http://www.knto.or.kr.
영화. 죽여주는 여자. (2016). 이재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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