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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선생님의 다른 관심사/영화 감상

연애 빠진 로맨스(2021) 손석구,전종서 영화

by openmindkorean 2023. 1. 6.

1. 연애 빠진 로맨스

함자영(전종서) 방송국을 관두고 아버지의 와플 가게 일을 돕고 있는 여성입니다. 팟캐스트 사업을 위해 정부 지원을 신청한 상태이고,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의 닉네임은 막자영입니다. 

박우리(손석구)는 잡지사에 입사한 문예창작과 출신의 남성입니다. 섹스 칼럼을 쓰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데이팅 어플리케이션의 닉네임은 직박구리입니다. 

 

외로운 건 싫지만 연애는 서툰 서른셋 '우리(손석구)'와 하고는 싶지만 연애가 힘든 스물아홉 '자영(전종서)', 연애도 일도 까이기 일쑤인 두 남녀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안 할 때는 외롭고 할 때는 괴로운 연애의 쓴맛, 단맛, 매운 맛을 솔직하고 위트 있게 담아낸 현실로맨스입니다.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과 일도 사랑도 뜻대로 안 풀리는 잡지사 기자 우리입니다.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의 연애를 그린 영화입니다. 

 

 

2. 연애에 지치고 외로움에 사무치는 중

스물 아홉의 자영은 쓰레기 같은 전 남자친구와 격하게 이별하고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중입니다. 

잘 다니던 방송국도 때려치우고 팟캐스트를 하겠다고 합니다. 아버지 와플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영은 연애 은퇴를 선언했지만 과연..

일도 사랑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스물아홉 자영, 최후의 보루로 데이링 어플로 상대를 검색하기 시작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일도 사랑도 호구 잡히기 일쑤인 서른셋 우리, 뒤통수 제대로 맞은 아픔도 잠시, 편집장으로부터 칼럼을 떠맡게 되고 ,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강제로 가입하게 됩니다. 그렇게 설 명절 아침!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만난 자영과 우리, 1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1일 차부터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연예인 듯 아닌 듯 미묘한 관계 속에 누구 하나 속마음을 쉽게 터놓지 못합니다. 

 

매력 터지는 연애 포기한 사람들의 커플에 빠져 듭니다. 

연애빠진 로맨스는 개성 강하고 현실적인 남녀 캐릭터가 보여주는 티키타카 케미로 지루할 틈이 없이 유쾌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서른이 되면 인생의 주인공으로 멋진 삶을 살아가게 되리 줄 알았으나 여전히 조연 같은 인생이 괴로운 자영입니다. 매번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에 연애 은퇴를 선언하지만 결심과 달리 사무치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자영의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이별 후유증의 감정으로 공감을 자아냅니다. 특히 술만 마시면 생성되는 흑역사에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이불킥은 물론, 친구들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대화까지 자신의 감정과 본능에 충실한 자영의 모습은 그동안 쉽게 보지 못했던 솔직 당돌한 캐릭터로 쾌감을 선사합니다.

한편 서른이 넘었지만 직장생활도 사랑도 아직 서툰 우리는 똑부러지지 못해 매번 흔들리는 모습 이면에 여전히 사랑에 환상과 순정을 품고 있는 인물입니다. 홀로 진심이었던 회사 선배에게 뒤통수 제대로 맞았지만 화 한버너 내지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우리의 모습은 왠지 사랑 앞에 작아졌던 내 모습 같은 인간적 매력에 귀여운 허당미까지 더해 미소를 자아냅니다. 

 

3. 내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닐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 나왔던 내가 삶의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분명히 내 삶의 주인공은 나인데 나의 삶에서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주할 때 그 수치심과 좌절감은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성장통 같은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이 대사를 보면서 아이유의 '드라마' 노래가 생각이 났었습니다. 연애라는 것이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가 이별 후에는 갑자기 조연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이러한 감정의 변화들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또다시 연애를 시작하고 성장하고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영화, 아이유의 노래를 통해서 고난이나 시련에게 주어진 것은 조연이나 단역만 하는게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었고,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면.. 조연인 것 같을 때 마저 나를 비추고 있는 카메라에 나에게 힘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조연을 거쳐 주연이 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주연을 하다가 조연과 단역을 오가며 내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 성장통으로 한번은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추천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 연애를 평가하는 걸로 끝내기보다는 삶의 과정을 즐기는 걸로 선택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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